네이버에서 일하게 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올해 2월부터 네이버 Search CIC에 합류해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글쓰기를 게을리 하고 있었는데, 글쓰기를 다시 시작할 겸, 합격 후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전 회사를 워낙 만족스럽게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이직을 하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링크드인을 통해서 네이버 리더급 실무자 분에게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채용 프로세스를 경험해보는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경험삼아 진행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승낙했고, 결과적으로는 합격했습니다.
채용은 원서제출 – (7일 후)온라인 코딩테스트 – (10일 후)1차면접 – (10일 후)인성검사 – (3일 후)2차 코딩테스트 – (15일 후)2차면접 – (13일 후)최종합격 순서로 진행되었는데요. 진행 순서에 따라 경험과 소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입사 원서 제출
제안을 승낙한 직후에는 1장 분량의 이력서를 작성해 전달드렸습니다. 그리고 3일 뒤, 네이버 인재영입 담당자님으로부터 메일을 받았습니다. 내부 채용 절차 진행을 위해 공식적인 입사 지원을 부탁한다는 내용이였습니다. 아무래도 링크드인 메세지를 통해 제안이 온 것은 비공식적인 채널이겠죠. 내부 채용 시스템을 이용해 공식적인 채용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네이버 채용 페이지에서 일반적인 루트를 통해 지원해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 때 네이버 채용 페이지에서 입사 원서를 새로 작성했는데, 작성해야하는 분량이 꽤 되었기 때문에 ‘비공식적으로 제안을 먼저 받아서 진행하는 거니까 원서를 대충 작성해도 합격 처리를 해주려나?’ 하고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고민만 했을 뿐, 양식에 맞춰 성실히 적어서 냈습니다!
내용은 어떤 글을 쓰든 마찬가지로, 읽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며 작성했습니다. 말하자면 ‘나를 어떻게 소개해야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나를 꼭 채용하고 싶을까?’하는 생각이죠. 주도적으로 일하는 방식과 학습 능력, 성장 욕심 등을 강조하려고 노력했는데, 충분히 잘 썼는지는 사실 모르겠습니다.😅 ‘나 자신을 판매한다.’라는 마케팅적인 마인드로 글을 쓰다보니 과장된 부분들도 없지않아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후에 2차 면접에서 “이력서에 쓰여있는 내용만 봐서는 완벽에 가까운 개발자인데, 이게 현실성이 있느냐?”하는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는 어떻게든 서류만 통과하면 면접에서 전부 설명 가능하다라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온라인 코딩테스트
원서를 제출하고 7일 뒤, 다시 네이버 인재영입 담당자님으로부터 메일을 받았습니다. 온라인 코딩테스트를 진행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요새 IT기업 채용 프로세스에서 온라인 코딩테스트는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되었죠. 그렇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관심있어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코딩테스트는 150분간 3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월요일에 안내를 받고, 목요일까지 원하는 시간에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규정상 공유드릴 수 없는데요. 간단히 힌트만 드리자면, 대학 교과서에 나올법한 복잡하고 어려운 알고리즘을 달달 외워야하는 문제는 아니였습니다. 대부분 문제를 잘 이해하고 사고력과 재치(?)를 이용해 푸는 문제였습니다. 코딩테스트를 마치고 검색을 해보니 채용을 진행하는 CIC나 팀에 따라 제출경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문제를 예상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고 하네요.
여담이지만 1차 면접에서 한 면접관님이 “테스트 케이스가 전부 맞지는 않았는데, 문제 접근 방식이 괜찮았다.”라는 코멘트를 주기도 했습니다. 1차 면접 이후 2차 코딩테스트도 진행했는데, 아마 제 문제 해결능력을 정확히 판단할 수 없어 저만 특별히 추가로 진행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2차 코딩테스트를 진행한 분이 또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1차 면접
코딩테스트 결과는 데드라인이였던 목요일의 다음 날에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1차 면접 일정은 3일 뒤에 확정되었고, 7일 후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총 10일이 걸렸습니다. 1차 면접은 생각보다 더 길었는데요. 3시간 동안 세 분의 면접관님과 진행했습니다.
면접은 각 면접관님과 1:1로 대화하는 방식이였는데요. 긴장하지 않도록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사용하는프로그래밍 언어나 프레임워크에 관한 지식, 운영체제, 네트워크같은 CS지식 관련 질문들을 주로 받았습니다. 흔히 알려져있듯이 ‘어디까지 아는지 보자’하는 방식의 꼬리를 무는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저는 평소에 원리를 파고드는 방식으로 공부해왔기 때문에 대부분 어려움 없이 답변할 수 있었는데요. 잘 모르거나 관심없는 분야의 질문은 솔찍하게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인성검사
1차 면접을 진행하고 10일 뒤, 면접 합격 소식과 함께 인성검사 안내를 받았습니다. 인성검사는 링크에 접속해 바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약 1시간 정도 소요됐고 특별한 점 없는 인성검사였습니다.
인성검사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저는 소신있게 모든 문항에 솔찍하게 답변했습니다. 예를 들면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들을 보면 동정심이 든다.’ 같은 문항에는 고민없이 ‘전혀 아니다’를 선택했습니다. ‘회사를 위해 매일 야근하는 삶도 감당할 수 있다’ 같은 문항에도 ‘전혀 아니다’를 선택했습니다. 인성검사는 대부분 답변이 거짓인지 알아내기 위한 함정이 존재하고, 거짓임이 밝혀질 경우 페널티가 크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답변해서 탈락하게 된다면 그건 회사와 제 성향이 맞지 않기 때문이니, 거짓으로 답변해서 합격해봐야 좋을 게 없겠죠.😎
2차 코딩테스트
2차 코딩테스트가 있을 것이라는 안내는 인성검사와 함께 받았지만, 실제 테스트는 3일 뒤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2차 코딩테스트를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크게 좌절했는데요. 글쓰기나 면접에는 자신이 넘쳤지만 코딩테스트에는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2차 코딩테스트를 진행한다는 것이 결국 1차 코딩테스트를 잘 치루지 못했다는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했구요. 그나마 안심이 되었던 점은 인성검사와 2차 코딩테스트를 통과해야 2차 면접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2차 면접의 사전 과제로서 진행된다는 안내였습니다.
2차 코딩테스트는 1차보다 더 구현에 치중한 문제들이 출제되었습니다. 실무에서 겪을듯한 까다로운 요구사항에 알맞게 입력으로 주어진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이였습니다. 문제를 보자마자 “아, 이건 구현 문제구나!”하고 코드스타일에 신경을 썼습니다. 실제 코드처럼 함수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필요한 곳에 구조체나 클래스를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퀄리티에 집중하다보니 시간이 부족해 마지막 문제를 풀지 못했습니다.😭 문제를 보자마자 풀이법이 떠올랐지만, 코드로 옮길 시간이 없었습니다. 슬펐지만 코딩테스트를 마칠 수 밖에 없었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게 되었죠.😂
2차면접
다행스럽게도 인성검사나 2차 코딩테스트에 문제가 없었는지, 7일 뒤 2차면접 일정 안내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2차면접 일정 안내까지 걸린 시간을 보면, 결과가 좋지 않으면 2차면접이 취소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거나 일정을 안내받았기 때문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죠. 면접은 8일 뒤로 잡혔고, 2차 코딩테스트 후 총 15일이 걸렸습니다.
2차면접은 1차면접과 다르게 면접관님들이 모두 들어오는 1:N 방식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언뜻 보아도 내공이 심상치 않은 상위리더분들로 이루어진 듯했습니다. 소문으로는 2차면접은 인성면접처럼 진행된다고 들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전 경력에 관련된 날카로운 기술 질문이 이어졌고, 1차면접과 마찬가지로 꼬리를 무는 질문도 받았습니다. 인성 관련 질문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웃는 얼굴로 말씀하셨지만, “네이버에 왜 오고 싶은가?” 질문 직후 “네이버가 기대한 것과 다를 수 있는데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질문하는 등 날카로운 질문이 많았습니다. 최대한 당황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1:N 방식이여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1차면접보다 훨씬 어려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최종합격
2차면접을 끝내고 13일 후, 이쯤 되면 불합격이 아닌가 의심이 들 즈음에 최종합격 소식을 받았습니다. 큰 기대없이 경험삼아 진행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내심 기대가 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실제로 최종합격 소식을 받고 나니 당장 실감이 나지 않았고, 다니던 회사에는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하지..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저에게는 이전 직장이 첫 회사였기 때문에 첫 퇴사, 첫 이직이였고 시간이 정말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습니다. 이전 회사가 정말 만족스럽기도 했고 정든 동료들을 뒤로하기에 아쉬움도 컸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다른 회사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더 컸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네요.
입사 후
2월 초에 네이버에 입사하게 되었고, 현재 따끈따끈한 신규입사자로서 적응해나가고 있습니다. 이직할 때 가장 걱정했던 점은 팀 분위기였는데, 다행스럽게도 정말 좋은 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건 순전히 개인의 운이라고 봐야할 것 같은데, 정말 감사한 일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네이버의 검색시스템을 개발하며 막대한 트래픽과 거대한 시스템을 경험해볼 수 있을텐데요.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좋은 정보를 알기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질문해주세요. 공유 가능한 선에서 열심히 답변드리겠습니다!
좋은글이 많아 가끔 들어와보곤하는데 이런일이..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최근에 글을 전혀 못썼는데 가끔 들어와보신다니 왠지 죄송하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전해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혹시 몇년 차에 지원 하셨고 면접 준비는 어떻게 준비 하셨는지 궁금한데 여쭤봐두 될까요??
합격 축하드립니다!
안녕하세요 cosy님, 감사합니다!
저는 첫 직장에서 4년간 일하고, 5년차에 지원했습니다.
면접 준비로는 먼저 코딩테스트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코딩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거든요.
코딩테스트를 치루고 나서 시간이 넉넉했는데, 그때 제가 해왔던 일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추가로 제 강점이라고 생각했던 오픈소스 프로젝트 관련 지식이나 CS 상식도 제대로 어필하기 위해서 복습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작성해주신 글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ㅠㅠ혹시 인성검사 총 문항 수와 답변 선택지가 어떻게 구성됐었는지 여쭐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답변이 늦었네요^^;
인성검사 문항 수나 선택지 형태는 오래되어 정확히 기억나지가 않아 답변드리기 어렵네요.
저는 그냥 거짓말하지 않고 일관성있게 답변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글 잘 봤습니다.
저도 오늘 코딩테스트를 치뤘는데요.. 1차 면접 때 코딩테스트 본 내용에 대해 많이 물어보는지요?? 기본 지식과 경력기술서 바탕의 질문위주인지 궁금합니다. 그 외에 면 접 팁 있으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면접관분들끼리 역할을 미리 상의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세 분중 한 분이 코딩테스트 관련 질문을 많이 주셨습니다.
난이도는 어땠냐, 코딩테스트를 따로 공부하는 편이냐 같은 질문들이였고 문제에 대해 리뷰하거나 깊이 질문하는 느낌은 아니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른 질문들은 지식과 경력 바탕의 질문이 많았고, 특히 경력과 경험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설명받기를 원하는 느낌이였습니다.
설명은 드렸지만 아마 면접에 정해진 형식은 없고, 면접관이나 팀 특성에 따라 항상 다를 것 같네요!
안녕하세요, 혹시 실례지만 코딩테스트는 어떤 플랫폼(프로그래머스 등)을 이용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죄송하지만 정확히 기억 나지 않네요ㅎㅎ;
저도 네카라쿠배를 가고싶은 직장인으로서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질문이 조금 애매모호하긴 한데 혹시 첫 회사에서의 경력은 어떤식으로 쌓는게 이직하는데 도움이 될까요?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이전 회사에서는 어떤 문제가 있었고 어떻게 접근해서 해결해나갔는지, 그 결과로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현재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그런 부분들을 잘 정리해두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또 제 경우에는 이력서를 쓰면서 평소의 단순한 업무로는 어필하기가 쉽지 않구나, 주목받을 수 있을만한 일들을 더 시도해봤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링크드인 등을 활용해서 평소에도 이력서를 만들어보고, “현재로도 충분히 매력적인가?”를 계속 생각해보면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았던 제 이력서를 생각하면, 역시 운도 따라줘야하는구나 싶긴 합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