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상관이 없어서
정답은 그래도 아무런 상관이 없어서. 맞다. 리브레오피스가 한글(hwp) 파일을 읽지 못한다고 해서 세상에 위험이 찾아오지는 않는다. 한글뷰어를 다운받으면 문서 내용을 읽을 수 있고, 편집은 뭐..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다.
리브레오피스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오피스 파일들을 편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착한 프로그램이지만, 어쨌거나 주 사용층은 유럽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인 중 누군가 나서서 사용성을 개선해야 한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사용 할 수 있는 것처럼, 돈 한 푼 받지 않고 일해야 한다. 다들 먹고살기 바쁜데 누가 나서서 총대를 멜 것인가? 아마도… 나?
평소에 우산에 대해 생각한 게 있다. 왜 우산은 더 멋지고 편리한 방법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찾아보면 고대 중국, 이집트, 그리스 등 고대 문명부터 우산은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비가 많이 내릴 때면 우산은 확실히 불편한데 왜 기술적 혁신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물리적인 한계가 있거나, 지금 형태가 최적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의견은 “그래도 상관이 없어서”다. 지금 우산으로도 적당히 비를 안 맞을 수 있다. 차가 있는 사람은 차를 타면 비를 하나도 맞지 않는다. 이걸 인정하지 못하고 혁신적인 우산 발명에 노력을 쏟는다면 괴짜 소리를 피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소프트웨어 영역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많지 않나 생각한다. 한글 파일 좀 못 연다고 큰 일 나지 않는다. 개발자들은 문서화에 주로 마크다운이나 html, pdf를 활용한다. 프로젝트 Readme 파일이나 API 문서를 한글 파일로 작성하는 개발자를 본 적이 있나..? 없을 거다. 있다면 유감입니다. 그래서 리브레오피스도 한글 파일을 읽지 못하는게 아닐까 싶다.
괴짜의 영역
그래도 미련을 버릴 수는 없다. 장대비가 잔뜩 내려도 신발과 바지 밑단이 젖지 않는 우산이 있으면 정말 편할텐데. 리브레오피스로도 한글 파일을 열어서 읽고 고치고 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괴짜가 나설 차례다. 능력을 더 중요하고 대단한 곳에 쓸 수도 있겠지만, 아무렴 어때.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그리고 무시하면 되지만 왠지 참을 수 없는 불편함 때문에 개인적인 프로젝트로 진행해볼까 한다. 무엇보다 리브레오피스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니까, 그럴 수 있다.
계획은 이렇다. 언제 끝날지는 몰라도 hwp 파일 파서를 만든다. 그걸 이용해서 개방형 문서 포맷(ODF) 파일로 변환하는 코드를 만든다. 그걸 리브레오피스에 적용해서 커밋한다. 짠. 이제 리브레오피스에서 한글 파일을 읽을 수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감사 인사와 무수한 악수의 요청을 받는다. 아님 말고.
사실 github에 보면 자바와 자바스크립트, 파이썬으로 이미 hwp 파서를 만들어놓은 괴짜 선배님들이 계신다. C/C++ 개발자들은 어디서 뭐 하고 있나요? 괴짜력(?)에 밀리다니 분하지 않나요? 혹시 C/C++ 개발자들이 먹고살기가 제일 팍팍한건 아닐까? 아… 그렇다면 유감입니다.
뭔가 더 진행이 되거나, 알릴만한 소식이 있다면 블로그에 포스팅 하겠습니다. 반대로 소리소문없이 프로젝트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하하..
- LibreOffice: 무료 오피스 프로그램
- 리브레오피스는 왜 한글 파일을 못 열까?
세상은 괴짜가 바꾼다잖아요? 혹시 모르죠, 세상을 빛낸 인물 한 켠에 이름이 있을지. 응원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ㅎㅎ